[2019] 도시를 기록하다 "켜켜채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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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주시 원도심에서 생활하고, 일하고 있습니다. 

원도심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팀으로 일할 때 만난 많은 사람들이 "원도심에서 많은 시설들이 빠져나가서, 공동화가 되었다. 쇠퇴가 되었다."라고 쉽게 말씀하셨는데요. 아무도 구체적으로는 이야기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말 궁금했습니다. 옛날에는 도대체 뭐가 그렇게 많았던거지?

활성화계획 연구용역이 끝나자마자 저는 호기심에 기록들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전주시 원도심에 대한 현대 기록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 정말 몇개가, 뭐가 빠져나간걸까!! 너무 궁금했어요. 그래서 그냥 원도심의 공간 변화를 켜켜이 채워보는 자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른바 "공간의 켜를 켜켜이 채우는 프로젝트: 켜켜채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주로 1960년대에 관공서, 주요 상업시설, 교육시설 등이 었던 공간이 2019년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변했는지, 혹은 현재 주요 시설들이 위치한 공간이 예전에는 어떤 기능들을 한 곳이었는지 추적하고 기록했습니다.


조사의 기준은 지번, 즉 구 주소였습니다.

1930년대 이후로 변화가 거의 없는 토지 지번은 꽤 유용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1977년까지 전북 지방검찰청이었던 지번주소가 시립도서관, 전주시 보건소, 완산등기소, 전주 등기소, 이제는 빈 건물이 될 때까지의 기록을 찾아 채우는 방식이었습니다.  전주시청 같이 원도심 내에서 이동했다면 그 지번을 추적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에 해당 사진들을 찾아냈죠.






주로 수기, 포스트잇을 이용해서 조사하고 사무실 벽면에 전시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이는 되도록 많은 사람들의 코멘트, 수정을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장명수 총장님, 허문경 교수님 등등 많은 분들이 코멘트를 해주셨고 원도심에서의 추억들을 공유해주셨답니다. 수다가 정말 즐거웠어요.                             

















저희는 이러한 과정들을 페이퍼 펀딩 혹인 기억편딩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방식을 기반으로 

지번에 족보를 만들어주자

원도심에서 데이트했던 장소를 연령별로 찾아내서 데이트 코스를 다른 연령대에게 공유하자

전고, 성심여고 졸업생들이 놀았던 장소를 수집해서 동창회를 열어보자거나 하는 등등의

원도심에서 해보고 싶은 아이디어들을 많이 냈었죠. 

결국 일이 바빠져서 미루고 있지만 언젠간 꼭 해보고 싶은 일이에요 



어쨌든! 저희는 켜켜채프로젝트를 통해 전주시 원도심의 60여 개의 관공서, 교육시설, 대규모 상업시설, 영화관 등이 있던 자리의 현재까지의 변화를 알아냈습니다. 이들을 GIS로 위치 표시를 하고 변화를 정리해두었답니다. (사진 크기가 작습니다.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파일을 다운로드해서 보셔요!)




전주 원도심 아카이빙 그래프_(사)어반베이스캠프.pdf




이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진행되었고, 현재는 멈춰있습니다.

다시 시작해야겠죠? 되살아나라~~ 덕후력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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